▲ 문 다 복 편집국장

일본 동북부지역 인근해저에서 지난 3월11일 규모9.0의 강진과 함께 14M높이의 지진해일(쓰나미)이 발생했다. 이로 인해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에서 방사능 유출사고가 발생하면서 주변지역의토양, 수돗물, 농산물 및 해산물에서 심각한 방사능오염이 확인되고 있다.

이는 1986년 구소련의 체르노빌 원전사고에 버금가는 원전사고 평가레벨 7등급 중 최악의 7등금인 것이다. 심지어 원전에서 240km 떨어진 도쿄소재 정수장에서도 유아 섭취 기준치 이상의 방사능물질이 검출되어 일본정부는 후쿠시마 원전을 모두 폐쇄하고 냉각작업과 전력복구를 통해 원전사고 수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방사능 유출을 막기엔 역부족인 상황이다.

계속해서 누출되고 있는 방사능 물질로 인한 토양과 해양오염은 물론 국제사회에 커다란 불안과 공포를 안겨주고 있다. 일본정부와 도쿄전력은 제1원전의 원자로 6기를 모두 폐쇄키로 결정했지만 최소 수년에서 수십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후쿠시마원전이 최종 폐쇄될 때까지 바다와 대기 등을 통해 우리나라에 까지 전해질 “방사능 공포” 역시 그 기간만큼 계속될 수밖에 없음을 의미한다. 참고로 국제원자력사고등급(INES)은 최하 레벨인 0에서 최고 레벨인 7까지로 구분되는데 7등급은 “대형사고(Major Accident)”에 준하는 것으로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따르면 “방사성 물질 대량 유출사태”가 발생된 경우에 부여된다.

실제로 NIES가 7등급이었던 옛 체르노빌 원전 폭발사고는 원자로내 노심속에서 방사성 물질이 대량 유출돼 사망자만 56명에 달했고 이후 수천명이 방사선 피폭자로숨지는 등 전세계 원전사고 중 최악의 사례로 남아있다.

일본정부는 사고가 일어난 지역을 기준으로 반경 20km구역을 “경계구역”으로 지정해 주민의 출입을 법적으로 금지하고 있으며 후쿠시마 원전 모두를 폐쇄할 방침이다. 그러나 폐쇄작업 이전에 냉각장치를 복원하는 데만 적어도 몇 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도시바는 원자로의 해체와 폐쇄까지 최소 10년 6개월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 조차도 지금까지 발생한 것과 같은 방사성 물질 대량유출이 더 이상 일어나지 않고 냉각시스템 복원에 성공한다는 가정에서 가능한 일이다.

심지어 원자력안전기반기구가 연구보고서를 통해 원전전원이 상실됐을 때 일정기간 냉각하지 않으면 압력용기가 파손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었으나 원전 운영사인 도쿄전력은 이를 무시했다.

또한 사고 발생 후 원자력 선진국이라 할 수 있는 미국과 프랑스가 자발적으로 도울 의사를 전했음에도 고가의 원자력 발전설비를 살리는 데에만 치중해 과감한 결단을 내리지 못했고, 이는 결국 주민에게 까지 피해를 주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원전폐기를 감수하고 바닷물을 조기에 투입했더라면 사태가 이렇게 심각해지지 않았을 것이라는 주장에 많은 사람들이 동조했다. 비록 원자로를 더이상 사용할 수 없게 되지만, 적어도 국민의 안전을위한 최악의 방사능 유출사고는 피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결국 운영사인 도쿄전력은 사고 발생 후 31시간이 지나서야 폐쇄를 결정함으로서 일본국민은 물론 전 세계인의 안전을 위협했다는 멍에를 뒤집어 쓰게 되었다.

이러한 원전 위험성 논란으로 2011년 3월 14일 스위스 연방 에너지청은 노후한 원자력 발전소를새 원전으로 교체하려던 계획을 보류한다고 밝혔다. 미국,독일,중국,인도,오스트리아, 심지어 우리나라 까지도 후쿠시마 사고에 크게 영향을 받아 원전회의론이 급부상하고 있는 실정이다.

일본 산케이 신문은 사설을 통해 해외 수출의 중요한 전기를 맞았던 일본 원전산업이 이번 사고로 안전신화가 흔들리며 위기에 처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물론 이 같은 후폭풍의 영향권에 우리나라도 자유롭지 못한 것은 사실이다.

전 세계적으로 보면 원자력발전소는 여전히 증가추세에 있으며, 신규로 원자력발전소를 도입하려는 국가들도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이는 원자력발전이 현재로서는 가장 경제적이고 안전한 방식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사고를 원자력산업이 위축되는 위기로 인식하지 않고,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이미 우리는 쓰리마일 섬 원전사고와 체르노빌 원전사고로 미국과 유럽이 원자력 침체기에 들어섰을 때에도 꿋꿋하게 원자력산업을 일궈왔으며 이젠 신형경수로 수출이라는 위업을 넘어 세계3대 원전강국으로 매진을 계속하고 있다.

국내 원전부지는 일본과 다르게 지각구조상 판내부지역에 속해 있고, 원전설계의 안정성 측면에서 2세대 원전인 후쿠시마 원전보다 상대적으로 안전한 3세대 또는 3.5세대 가압경수로식 이어서 이번과 같은 사고가 일어날 확률은 희박해 보이지만 미래는 그 누구도 모르는 일이며, 안일한 대처가 얼마나 큰 재앙을 불러올 수 있는지 우리는 똑똑히 지켜보았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치 않으면, 방사능 유출사고인근지역에서 귀 없는 토끼가 태어나고, 방사능에오염된 바다의 물고기를 먹지 말라는 법이 없는 것이다. 몇 십년후 대재앙이 인간의 차례가 될 수 있다는 말이다.따라서, 정부와 관련업계는 항상 최악의 상황을염두에 두고 원전안전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며,국민들에게 이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