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전쟁의 시대와 “2012. Festival 光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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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보도
문화전쟁의 시대와 “2012. Festival 光陽”
광양시‘문화엑스포’슬그머니 자취를 감춰
  • 입력 : 2011. 07.05(화) 11:37
한류열풍이 동남아를 돌아 남미를 강타하더니 전통적으로 문화 강세지역인 유럽에 상륙하였다. 지구촌을 두루 휘감는 한류열풍에서 보이듯 정보기술을 말하는 IT에 이어 문화기술CT(Culture Technology)라는 말이 조심스레 거론되는 등 세계는 바야흐로 문화전쟁의 시대에 돌입하였다.




정보기술시대에서 문화기술시대로

이러한 시대적 흐름에 부응하여 광양시는 2012년 5월부터 3개월간 이순신대교 입구에서 국제 규모의 아트 서커스와 빛과 에너지를 주제로 미래성장 문화축제로 “2012. Festival 光陽"을 펼치겠다고 한다.

광양시 관계자에 따르면 “‘2012. Festival 光陽’은 빛(sunshine)과 볕(energy)의 이미지를 활용하여 문화, 건강, 산업의 세 가지 컨텐츠로 구성될 예정으로, 문화 컨텐츠는 세계 최고 수준급의 10개국 12개 팀이 참가하는 아트서커스가 상설공연 위주로 구성되며, 건강 컨텐츠는 백운산의 약용, 식용자원을 활용하는 한편 산림자원 체험 탐방프로그램과 세계 산림휴양포럼을 유치할 계획이다. 또한, 산업 컨텐츠는 태양광, 풍력 등 그린 에너지관, 신소재 바이오메스를 전시하고 체험하는 프로그램으로 구성된다“고 하면서. “이번 행사는 세계적 규모의 행사로써 2012여수세계박람회의 관광객 유치에도 도움이 되고, 상호 시너지효과를 거양하는 등 광양만권 문화관광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남해안 선벨트 남중권 중심도시이며 동북아 해상경제권 교두보로 입지를 다진 광양시는 ‘올해 한-일간 카페리 취항, 광양∼전주간 고속도로가 개통된데 이어 내년 이순신대교가 개통됨에 따라 ‘2012. Festival 光陽’의 개최를 계기로 광양의 문화와 산업, 자연 자원과 역량을 엮어 내 미래 성장 동력’으로 삼고자 한다‘고 했다. 이러한 광양시의 뜻은 좋으나 과연 성공적인 행사로 마무리되어 지역발전의 원동력이 될 것인가라는 의구심이다.

의구심의 근원은, 인근 여수시와 순천시에서 2012년, 2013년에 세계적 규모의 이벤트가 연이어 준비되자 광양시에서도 2014년에 국제적 규모의‘문화엑스포’를 개최하겠다고 발표를 했었는데, 지금은 어떤 이유인지 모르나 이에 대해 이렇다 저렇다 말도 없이 슬그머니 자취를 감추고 말았기 때문이다.

과연 ‘문화전쟁’시대에 전쟁에 임할 인적자원 등 인프라 구축이 광양시에 준비되어 있는 가가 의문점이다.


지역이 문화의 중심

2011년 문화예술 10대 트랜드

1. 스마트 컬처의 시대가 열린다.

2. 전자책의 진화가 새로운 독서문화를 만든다.

3. 문화자원 확보경쟁이 심화된다.

4. 다국적 문화합작이 신한류를 이끈다.

5. 우리는 다문화인이다 - 다문화공생의 시대.

6. 착한 예술이 대세다.

7. 문화예술교육 확대로 창의력을 키운다.

8. 베이비붐 세대가 문화계를 움직인다.

9. 지역이 문화의 중심이다.

10. 문화예술 일자리 창출은 계속된다.

(문화체육관광부 •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이 보고와 관련해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김규원 문화예술연구실장은 “지역문화산업이 나아갈 길”이라는 연구논문에서 “이러한 트랜드에서 중요한 점을 보면 외부적인 요인으로 스마트 기술, 다문화, 베이비 붐 등을 들 수 있다. 이는 지역, 중앙, 국제교류에서 모두 중요한 변화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지역차원에서 중요한 부분은 ‘일자리 창출’, ‘지역이 문화의 중심이다’, ‘문화자원 확보 경쟁이 심화된다’ 등을 들 수 있다”고 했다.

‘지역이 문화의 중심’이 되면서 문화자원 확보 경쟁의 심화는 필수불가결의 결과다. 이에 따라 ‘일자리 창출’은 덤으로 따라 붙는 당연한 결과다.

한편 같은 연구논문에서 김 실장은 “이러한 트랜드에서 지역이 지방자치제도를 넘어서 그리고 미래를 바라보면서 활력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는 길은 단 한가지이다. 그것은 바로 ‘기획’을 하는 ‘사람’을 키우는 것이다. 대중문화분야에서 가장 중요하고 대접받는 사람들이 ‘기획자’이다. 반면 순수예술, 지역문화 등에서는 가장 어렵고 봉사개념으로 형편없는 대우에도 일하는 집단이 ‘문화기획자’들이다. 지역의 자원을 살리고 개발하고 포장하고, 또한 지역이 문화의 중심이 되게 하는 중심은 지역의 ‘교수나 학자’도 아니고 ‘정책연구자’도 아니고 ‘지자체 공무원이나 문화체육관광부’도 아니라 현장에서 원석을 보석으로 가공해서 목걸이를 만드는 기획인력들이다. 이제부터 지역 문화가 사는 것은 거대한 공연시설이 아니라 한 두 사람의 뛰어난 기획자들이다. 가평 자라섬 축제, 거창연극제, 감자곷 스튜디오가 이미 성공적인 사례를 보여주고 있다. 지역주민의 요구, 국내외의 경향, 그리고 지역의 자원을 연결할 줄 아는 기획자를 ‘영입’이 아니라 키워야 한다“고 말한다.

문화의 중심은 사람이다

전쟁에는 무기도 중요하지만 무기를 다룰 전투원도 필요하다. 그렇다면 문화전쟁의 시대에서 어떤 전투원이 필요할까? 아시아문화수도를 기획하는 과정에서 가장 부족한 자원으로 사람을 들었던 것과 같이 문화예술인이 필요한 것은 불문가지의 일이다.

다행히 지난 2010년 광양시에서는 인근의 순천이나 여수에 비해 뒤늦은 감은 있으나 국악단과 합창단 등 시립예술단을 창단하였다. 그런데 과연 어떤 형태로 운영되고 있는 가 내부를 살펴보면 안타깝기 그지없다.

문화의 엣센스는 예술이라는 점은 새삼스러울 것도 없는 가장 보편적인 기본 상식이다. 또한 예술의 핵심은 창발성이라는 것은 재론할 필요도 없는 일이다. 그런데 지역문화를 이끌어 갈 인재들인 이들을 재정상의 이유를 들어 상임과 비상임 등으로 나누고 그것도 모자라 일정한 틀에 가두고 사유화(?)하는 모순된 행동양식을 보이는 등 이들의 자존심을 짓밟는 비참한 상황의 연출을 서슴지 않고 있다.

지난 1995년 실시된 지자체 이후 공공과 민간의 역할이 제대로 정립되지 않고 민간과의 유착이 당연시돼버리다 보니 정치 민주화가 진전됐다고는 하지만 실제로 정책결정 과정에서 일반 소비자 내지는 국민들의 의사보다는 이해관계를 가진 업계의 ‘업자’들이 훨씬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물론 ‘업자’들이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데는 중앙정부는 물론 각 지자체 관료들의 전문성과 도덕성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해당 분야의 전문성을 가진 인재들을 폭넓게 공직에 채용하는 선진 각국과 달리 시대착오적인 고시제도나 획일적인 공무원 임용시험의 틀 속에서 채용된 공무원들이 해당 분야 민간기업의 전문성을 쫓아갈 수 없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주요 사업을 추진하는데 있어서 민간기업에 구체적인 방안을 의존하는 경우가 일상화되어 왔다. 특히 많은 재정이 소요되는 도시건설에 있어서 그 빈도는 더욱 많아진다. 그런데 문화예술마저 이러한 잣대를 적용하여 행정편의적 발상에 의해 소위 말하는 힘없는 약자(?)를 경시하는 우를 범하고 있는 것이다.

이미 지역문화는 소프트 기반, 문화향유 문화복지, 보다 작은 시설의 보다 큰 서비스로 변화되고 있다. 마른 땅에 물이 스미듯 모세혈관처럼 문화를 스며들게 하는 것은 거대한 중앙의 보조금이 아니라 지역 안에서 커 온 사람들이다.

이들이 거대한 시설을 움직이고, 지역의 순회문화행사에서 노인회관에서 어르신들을 울리고 웃기고, 복지시설을 찾아 문화행사를 통해 소외계층에게 희망의 씨를 뿌리고, 아저씨들과 아줌마들과 어울리면서 그들이 문화를 만들어가게 하는 역할을 했다.

지역에서 문화를 가꾸는 사람이 나고 사람이 자라고 지역에 정착하게 하는데 모든 힘을 쏟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가장 먼저 선행되어야 할 일이 문화예술인들의 자존심을 살리는 일을 해야 한다. 물론 예술 역시 정치적 이데올로기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다. 이러한 문제는 새삼스러울 것이 없이 정치의 입김은 보이지 않게 예술의 각종 형식 속을 파고든다. 그러나 과거 군부독재 시설에나 자행됐음직한 파행으로는 지역의 인재를 키울 수 없음을 지역문화 행정을 다루는 이들은 명심해야 할 것이다.


전남도민일보=오승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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