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전쟁의 시대와 지자체의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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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보도
문화전쟁의 시대와 지자체의 역할
  • 입력 : 2011. 08.08(월) 13:19
  • 대한기자협회 광양시지회
실리콘밸리(Silicon Valley)와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

세계의 IT산업을 선도한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만을 둘서싼 샌프란시스코반도 초입에 위치한 산타클라라 일대의 첨단기술 연구단지인 실리콘밸리. 1939년 휴렛과 팩커드가 스탠퍼드 대학의 한 허름한 창고에서 사업을 시작하여 지금은 애플컴퓨터사를 비롯하여 인텔, 구글, 야후 등 4천 여 기업이 운집하고 있으며, 미국 전자공업협회(AEA)본부가 있는 실리콘밸리에서 첨단 아이디어로 각종 IT산업의 콘텐츠를 만들어 내는 사람들은 20-30대의 최고의 학부를 졸업한 젊은 인재들일 것이라는 일반인의 생각과는 다르게 저학력의 사람들 뿐 아니라 20대에서 부터 50대에 이르는 다양한 연령층이 분포하고 있다.

혁신이 살아 숨쉬는 곳 미국의 실리콘밸리는 구글, 애플, 인텔, 오라클, 야후 등 IT공룡과 페이스북, 트위터 등 세계를 호령하는 새로운 인터넷 서비스가 속속 탄생하는, 전 세계 IT의 메이저리그다. 이 실리콘밸리 사람들은 ‘첫째, 실력이 있다. 둘째, 생각이 유연하고 긍정적이다. 셋째, 인종 나이 등을 불문하는 다양성을 지니고 있다. 넷째, 모두 남들보다 신제품을 빨리 구입해서 사용해야 직성이 풀리는 소비자 군을 일컫는 얼리어댑터(early adopter)이다. 다섯째, 창업자를 존중한다’고 한다.

이곳 실리콘밸리 사람들은 인터넷에 관한 실력은 세계 어느 곳보다 앞선다. 기초 지식부터 첨단 트랜드에 대한 이해, 깊이 있는 통찰력까지 혀를 내두르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와 같은 천재들이 즐겁게 일할 수 있는 문화가 형성되어 있는 실리콘밸리 사람들은 오픈 마인드와 비권위주의로, 이 사람들은 생각이 유연하며 긍정적이다. 일단 도전해보겠다는 의식이 강하다. 지위고하, 나이에 상관없이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청취하고 그 의견이 맞으면 따른다. 수천억 원의 부를 축적한 성공한 사업가는 벤처기업가들의 모임에 와서 자신의 경험담을 아낌없이 전수한다. 구글캠퍼스에 가면 수조 원의 재산을 가진 래리 페이지, 세르게이브린 같은 창업자들이 격의 없이 직원들과 어울리며 직접 차를 몰고 출퇴근한다.

또한 실리콘밸리 기업들을 들여다보면 인도인, 중국인 등 해외 인재가 핵심 구실을 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전 세계 천재들을 받아들여 차별 없이 일하게 만드는 다양성 문화가 실리콘밸리의 힘이다.

한편, 세계 최첨단 아이디어와 콘텐츠를 내놓은 실리콘밸리 사람들의 공통된 대답 가운데 하나가 아이디어의 영감을 ‘역사나 신화 등 고전(古典)에서 얻었다’고 한다.

콘텐츠(Contents)와 문화상품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밝힌 ‘2011년 문화화예술 10대 트랜드’에는 지자체 단체장의 눈을 번쩍 뜨이게 하는 부분이 있다. 바로 ‘문화예술 일자리 창출은 계속된다’이다. 하지만 같이 보고서에 들어 있는 ‘문화자원 확보경쟁이 심화된다’는 말에는 머리가 아플 것이다. 그래서 각 지자체는 콘텐츠 발굴에 심혈을 기울이다 못해 담당자는 노이로제에 걸릴 지경에 이르렀다.

디지털 시대의 도래와 함께 우리 사회에 폭넓게 사용하는 말인 콘텐츠의 개념은 매체로부터 자유로운 텍스트, 즉 내용물을 지칭하는 말로 이해된다. 과거 아날로그 시대의 문화상품은 신문, 방송, 통신 등의 매체에 종속되는 경우가 많은데 반해, 특정 매체에 종속되지 않고 형식과 전달 방식이 무한히 다변화 될 수 있다. 1990년대 후반 방송과 통신이 융합되면서 자연스럽게 나타난 다중형식의 내용물을 지칭하는 용어인 콘텐츠가 문화전쟁이 심화되면서 빛을 발하기 시작하여 많은 사람들의 입에서 회자된다.

실리콘밸리 사람들의 특성에서 나타나듯이 유연하고 긍정적인 생각과 이를 바탕으로 한 실력, 그리고 얼리어댑터군(群), 창업자 존중 등을 바탕으로 한 과감한 도전 정신이 다양한 콘텐츠의 개발로 이어져 오늘의 실리콘밸리를 만든 것이다.

지방화시대와 지자체 담당자의 역할

2012여수세계박람회, 2018평창동계올림픽 등에서 나타난 바와 같이 지방화시대를 맞아 도시가 갖는 경쟁력은 국가브랜드 제고 못지않게 중요하게 여겨진다. 이러한 시점에서 도시경쟁력을 선도하고 견인하는 역할은 현재의 우리나라 상황에서 지자체의 비중이 상당히 높다.

지자체 경영 성과에 대한 최종책임자는 단체장인데, 지자체 해당 담당자의 역할에 따라 다양한 결과가 도출되며, 담당자의 오류에 의한 선택은 결과에 엄청난 반향을 일으키기 마련이다. 따라서 최근 일부 지자체에서 정책실명제 운운하는 것은 지자체 담당자의 고도의 집중력은 물론 이에 대한 책임을 묻고자 하는 의미가 강하다.

경기도의 모 지자체와 부산광역시의 어느 지자체가 모라토리엄을 선언하는 것 못지않게 해당 도시의 방향에 눈에 뜨이지 않는 결정적 오류를 범하는 것은 한 도시의 미래에 커다란 영향을 주게 되기 때문이다.

MB정권 들어서 탄생한 ‘국가브랜드위원회’는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대단히 중요한 일들을 수행하였다. 국가브랜드위원회가 ‘대한민국’이라는 브랜드 가치를 높임으로서 국가신인도 제고는 물론 알게 모르게 기업들에게도 상품 가치를 높이는 긍정적 결과를 가져왔음은 물론 그 잠재된 가치는 미처 계산하기 힘들 정도다. 이 국가브랜드위원회의 주요 사업 가운데 하나가 문화적 힘에 의한 국가브랜드를 높이는 방법이다. 지자체 역시 현실적으로 가늠하기 어려운 상품가치임에도 불구하고 문화예술에 힘을 기울이는 건 다양한 목적이 있을 수 있으나 주민의 보다 활기 넘치는 생활과 이를 통한 삶이 질 향상이 그 줄기를 이루는 가운데 도시 브랜드를 높이는데 그 궁극적 목적이 있다.

따라서 이를 위해선 해당 담당자의 열린 마인드와 생각의 유연성, 그리고 꾸준한 공부를 통한 실력 향상, 다양한 장르에 관심을 기울이는 얼리어댑터 기질이 필요하다.

동춘곡예단의 헤프닝과 의회관계자의 지역민 무시 행위

‘지역업체는 전문성이 부족해 공무 국외연수를 제대로 할 수 없다’는 광양시의회 관계자의 말에 ‘지역업체의 전문성 부족 운운 하는 것은 광양시의회가 정말 지역업체의 전문성을 검증해 본 적이 있나’라는 지역 여행사 대표의 반문(HBS한국방송, 오정근기자).

‘2012Festival광양’이 ‘2012광양세계서커스엑스포’로 둔갑되어 투자자를 모집하는 동춘곡예단의 헤프닝(igoodtv, 백진희기자).

본 특집 전 호에서 ‘지자체 관료들의 전문성과 도덕성 부족으로 주요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민간 기업에 구체적인 방안을 의존하는 경우가 일상화되어 왔다’는 지적을 하였다. 또한 이를 극복하기 위해선 ‘사람을 키워야 한다’, ‘과거 군부독재시절에나 자행됐음직한 파행으로는 지역의 인재를 키울 수 없음을 지역문화 행정을 다루는 이들은 명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런데 이를 반증이라도 하는듯한 광양시의회 관계자의 발언과 행동, 동춘곡예단의 헤프닝을 보면서 과연 담당자는 무슨 생각을 했는지 궁금하다.

또 ‘우리 지역민의 자긍심과 광양의 문화적 위상을 드높이며 지역산업경제에 큰 활력을 낼 것’이라고 강조하던 단체장의 말이 채 귓전에서 사라지기도 전에 둔갑된 행사명으로 인해 시민이 안게 된 상처는 누가 어떻게 치료해 줄 것인지 궁금하다.

이와 함께 실행이 될 것인지 아닌지 아직 정확히 알 수 없으나 ‘서커스박물관 건립’이란 말이 나도는 데 과연 서커스박물관이 ‘고고학적 자료, 역사적 유물, 예술품, 그 밖의 학술 자료를 수집ㆍ보존ㆍ진열하고 일반에게 전시하여 학술 연구와 사회 교육에 기여할 목적으로 만든 시설. 수집품의 내용에 따라 민속ㆍ미술ㆍ과학ㆍ역사박물관 따위로 나누며, 그 시설의 위치와 직능에 따라 중앙 박물관 및 지방 박물관으로 나눈다’는 ‘네이버 국어사전’의 설명의 어디에 해당되는 것이며, 함평군에는 상하이 임시정부 청사를 그대로 본떠 만든 독립운동역사관이 세워져 있는데 ‘방문객이 거의 없다시피 할뿐만 아니라 지자체에서 유지관리비 마저 부담스러워 애물단지로 전락하였다’는 말이 나도는 예를 참고삼아, 이와 같이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는 개발에는 기획단계에서 심중한 검토는 물론 지역의 정체성과 연관된, 또는 획기적인 아이템으로 세상의 이목을 끌 수 있는 이벤트적 요소가 강하다는 등 콘텐츠에 대한 고민이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무사안일, 또는 타성에 젖은 대부분의 관료주의로는 콘텐츠 개발은 요원한 일임을 깨달아야 한다. IT시대를 주도했던 실리콘밸리 사람들의 오픈마인드와 비 권위주의, 늘 노력하는 자세, 그리고 한 사람 한 사람의 의견을 존중할 줄 아는 유연하고 긍정적인 자세는 감성이 더욱 요구되는 문화기술(C.T:Culture Technology)시대에 더 많이 필요하다는 사실은 불문가지의 일이다.

전남도민일보 = 오승택 기자
대한기자협회 광양시지회 press@gykoreaj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