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의 아픔 외면한 고위공직자의 기강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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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보도
시민의 아픔 외면한 고위공직자의 기강해이
분노한 시민단체 시민행동으로 대응 결의
  • 입력 : 2011. 09.06(화) 11:38

광양시 전직원 청렴실천 결의 모습

[광양/아침신문]최근 광양시에서는 공무원의 도덕적 해이로 인한 크고 작은 민원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채 이러한 논란이 가라앉기도 전에 이를 관리 감독하는 고위 공직자의 비상체제에서 골프회동이라는 기강해이에 따른 행보가 불거져 많은 시민이 분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부 시민단체에서는 ‘시민행동’으로 대응할 것을 결의하면서 광양시 공무원의 기강해이가 지역사회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이러한 논란의 내용은 지난 7월 11일부터 16일 사이 발생한 집중호우로 인해 잠정집계 163억원이라는 큰 금액의 피해를 입은 광양시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로부터 시급한 피해복구를 위해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되었다. 이에 따라 시민은 물론 현장 공무원들 역시 휴가마저 반납한 채 구슬땀을 흘리며 복구에 힘을 쏟고 있다. 그러나 온전한 피해복구가 채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지난 8월 19일(금) 광양시청 고위 공직자 일부 공무원이 골프장에서 평일 연가를 내고 골프를 즐겼다. 그런데 이 날은 국가 비상시를 대비하여 민·관·군이 합동으로 나라를 지키기 위해 매년 1회 실시하는 범정부적 훈련인 을지연습(8월 16~19일)이 실시된 시기였다.


더욱이 정부는 수해에 따른 시민들의 안전과 빠른 복구를 위해 국가적 차원의 훈련인 을지연습도 광양시를 배려해 제외시켜 주었다.

한편 이날은 오전 10시경, 광양제철소 제2고로가 폭발해 전국적인 이슈가 되면서 광양시가 하루 종일 어수선한 분위기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골프를 즐겼다는 것에 대한 지역 여론이 들끓자 “공무원에게 개인적으로 허용되는 연가를 사용하였기에 법적인 문제가 없다”는 얘기가 광양시청에서 흘러나오면서 광양시민의 분노는 극에 달하며 이에 대한 논란이 일파만파 확산되었다.


이러한 내용이 사실로 드러나자 일부 시민단체에서는 “공직기강해이의 완결판인 을지연습 중 골프사건에 우리는 행정에 대한 심한 불신감과 함께 진정성은 물론 믿음을 아예 잃어 버렸고, 결국 시민이 참여하여 행정을 혁신하고자 하는 이성웅시장의 의지가 부족 한 것으로 판단한다. 이제 추후 발생되는 시정 난맥에 따른 문제는 각 공무원의 잘못이나 실수로 치부될 수는 없을 것이다. 우리는 향후 발생되는 문제들에 대해 이성웅 시장의 관료화 된 시정 운영에 대한 총체적인 문제로 보고 시민행동으로 적극 대응해 나갈 것이며, 이성웅 시장의 보다 근본적이고, 획기적인 대책 마련을 강력히 촉구”하고 나섰다.


또한, 전국공무원노조 광양시지부는 “광양시에 고위공직자로서 부적절한 행위를 한 것에 엄정한 조치를 요구하며, 시민의 신뢰를 저버리는 이러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철저한 후속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한편, 이번 계기를 통해 인사와 조직 시스템의 문제점은 없는지 면밀히 점검하여 인사와 조직혁신을 추진해 나가길 바란다”는 취지의 성명서를 냈다.


한편, 이런 상황을 뒤늦게 알게 된 한 시민은 “지방자치의 본래 목적이 지역 실정에 맞는 생활밀착형 행정인 것으로 아는데, 시민의 아픔을 달래줘도 부족할 판국에 ‘법적으로 문제 없다’는 말을 했다니 기가 막힌다. 시민을 위해 봉사하겠다는 공복의 자세가 아닌 공무원의 월급쟁이식 발상의 표본으로 심한 배신감을 느낀다”면서 고위공직자의 기강해이에 대해 심한 허탈감을 표시했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광양시는 전보발령만으로 일달락 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광양시의 어떠한 조치라 하더라도 집행부에 신뢰를 잃어버린 광양시민의 아픔은 쉽게 지워지지 않을 것 같다.


지방화시대를 맞아 갈수록 치열해지는 지자체간 경쟁에서 시민의 공동체 의식은 매우 중요한 요소다. 따라서 미국의 혁신이론가인 커티스 칼슨이 '위에서 내려오는 혁신은 질서정연하지만 멍청하고, 아래로부터 올라오는 혁신은 혼란스럽지만 똑똑하다'고 한 주장을 귀담아 듣는 지혜를 발휘하기 바란다.


오승택 기자 ohsgtack@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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